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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제주도 한달살기 2014.11.11 ~ 12.11

제주도 한달살기 30일차 - 잃어버린 기억 세월호(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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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서 한달을 마무리하고 새벽같이 나와서 완도로 향하는 배에 올랐습니다.

부산, 고흥이면 바로 집으로 향하려 했으나 완도행일 경우 시간을 조금 내서라도 팽목항에 갈려고 마음 먹었기에 팽목향으로 향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다른 이들에겐 점점 잊혀져가는 사건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분명히 뉴스에서 전원구조라는 것을 보고 나갔었는데 오후 들어서 실종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저 또한 올해 2월 딸아이가 암일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한달동안 이병원 저병원 쫒아다니면서 밤낮을 눈물로 지새웠기에 이분들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에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팽목항으로 불리우는 진도항에 도착했습니다.

팽목항 5km전부터 세월호 희생자들의 무사기원을 바라는 노란리본들이 나무에 묶여있었습니다.

 

여기로 오는 차안에서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남만을 점령하고 돌아가려고 강을 건너려는데

죽은 이들이 원귀가 되어 바람을 불고 파도를 일으켰다는 대목이 생각났습니다.

 

팽목항도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들이 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자신을 차디찬 바다에서 꺼내주지 않아서 화라도 내듯이...

 

 

 

여기 현수막을 보면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정작 추모는 없고 정치적인 성향만 나와있습니다.

 

우린 왜 순수한 추모는 없는 걸까요?

 

왜 이런일만 터지면 여야는 자기들이 유리하게 편을 만들어서 싸우기만 할까요?

 

 

 

바람이 매우 거셉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교인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종교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잊지않고 찾아 온다는게 감사했습니다.

 

 

 

 

학생들이 쓴 글인지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돌아오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고인들을 위해 주전부리를 놓고 간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놓고 간 것이겠죠?

 

 

많은 이들이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노란 리본에도, 노란 현수막에도, 노란 종에도 무사하게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보입니다.

 

 

 

 

 

 

하늘 나라도 보내는 우체통이 있습니다.

편지는 일방적이잖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친구에게 배달해주겠죠?

친구들은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까요?

가족들은 자신의 부모와 자녀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요?

 

 

 

그들은 먼길을 가버렸습니다.

아쉽게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딱 한번 만이라도 만질수만 있다면....안을 수만 있다면...

 

따뜻한 엄마의 젓가슴에 안길수 있다면..

부드러운 내아이의 얼굴을 어루만질수 있다면...

 

 

애석하게도 이제 팽목항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SNS를 통해서 무슨 애국자라도 된듯이 너나할 것없이 공유하기를 

클릭하던 친구들도 이제 세월호는 지나쳐간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너무 가슴아프고 속상한 일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추운 겨울을 바다속에 있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이들이 있는데..

 

 

삭막하고 공허한 모습이

우리네 모습인 것 같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기억도 조금씩 지워지고 있을 겁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아직 이 차디찬 바다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은 이 바다를 가장 먼저 지켜볼 수 있는 곳에 머물고 있습니다.

 

 

흐리게 나왔는데 가장 가슴아픈 사진입니다.

배가 90도 이상 기울어져  있는 사진입니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순수한 어린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처음 격어본,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선장과 직원들은 가장 먼저 도망쳤습니다.

학생들은 시키는데로 자리를 지키다 참변을 당했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는데 아이들의 너무도 해맑은 모습에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들의 세월호에 대한 관심도 이 종처럼 깨진것 같습니다.

 

꼭 세월호 가족들에게 사기친거 같아서 죄송스럽습니다.

사건이 터지고 뉴스에서 보도하고 SNS를 통해서 내용이 전달 될땐 너도나도 도와주고 봉사활동 하더니

어느순간 다 떠나버리고 유가족들만 남게 된 모습을 보니 괜시리 죄송스럽습니다.

 

 

 

이 많은 의자와 리본들은 그래도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던 곳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 멀리 등대에선 교인들의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등대 바로 옆에는 유가족들의 숙소가 있습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팻말이 있는데

접근과 사진활영금지

 

집은 컨테이너 박스이거나 조립식가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식사도 컨테이너 박스하나를 식당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었고 화장실도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집과 식사를 포기하고 여기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바로 가족입니다.

 

 

 

세월호도 우리들의 기억이 가물가물해 질때쯤 뉴스에 다시 나오겠죠.

성수대교,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삼풍백화점과 같은 큰 뉴스로...

그리고 그 뉴스를 보면서 아 그런사고가 있었지라고 기억하겠죠.

 

언젠간 잊혀지고 말겠지만

지금 잊혀지기엔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지금 지워버리기엔 아직도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단원고에 다니는 자녀를 먼저 보내신 분들도,

아직 부모님 품에 어리광을 부려야할 부모를 잃은 아이들도,

 

단원고 유가족들과 일반인 세월호 유가족들

 

모두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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